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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Life

중국의 음식과 문화

[자료출처 : 周永河,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민속학 및 문화인류학]


1. '판(飯)'과 '차이(菜)'

중국인의 음식 행위를 가장 극명하게 설명하는 말은 '인스(飮食)'라는 용어이다. '인스(飮食)'는 다시 '판(飯)'과 '차이(菜)'로 나누어진다. '판'과 '차이'를 우리말로 옮긴다면, 밥과 요리가 된다. 한국인의 식단이 밥과 반찬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면, 중국인의 식단은 밥과 요리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한국인의 일상 식단이 밥을 먹기 위해 반찬이 준비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과 달리 중국인의 일상 식단에서 밥과 요리는 각각 독립적인 특성을 지닌다. 요리는 요리로써 단독으로 충분히 섭취된다. 밥은 미판(米飯:쌀밥)만이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반찬을 필요로 할뿐이며, 나머지 '판', 즉 멘탸오(麵條:국수)나 만토우(饅頭:찐방), 쟈오쯔(餃子:물만두), 그리고 차오판(炒飯:볶음밥)은 그 자체로 충분히 한 끼의 식사로 성립된다. 즉 별도의 반찬이 없이도 이들 '판'은 그 독자성을 지닌다.

전통적인 측면에서 중국인의 '판'은 밀과 벼농사의 생태-환경적 조건에 의해서 지역적인 구분이 지어진다. 즉 '창쟝(長江:양자강)'을 기준으로 북쪽이 대체로 밀농사 지역에 속해 이곳의 중국인들은 '판'으로 멘탸오(麵條:국수)나 만토우(饅頭:찐방), 쟈오쯔(餃子:물만두)를 주로 먹는다. 아침으로는 만토우가 주류를 이룬다. 점심과 저녁에는 멘탸오와 쟈오쯔를 먹는 것이 보통이다. 중국 북방의 밀농사는 보통 10월에 파종하여 다음해 6월에 수확한다. 북방은 밀의 주산지이기도 하며 동시에 밀 생산량이 많고 그 맛도 좋은 편이다. 그렇다고 남방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남방에서는 밀가루를 반죽할 때 물과 함께 알카리 성분의 '젠쉬( 水:소다수)'를 섞어야 제대로 맛이 난다고 한다. 이는 남방의 물이 산성이기 때문에 소다수로 이를 중화(中和)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남방의 밀가루 음식은 그 맛이 북방에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