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곱게 물드는 활엽수림은 물론 침엽수도 다양해 마치 숲 속을 거니는 듯하다. 신나무, 단풍나무는 붉게 물들고 생강나무와 은행나무는 오렌짓빛 옷으로 갈아입는다.
갈색 물이 드는 참나무류를 비롯한 수십 종의 나무와 꽃이 은은한 멋을 풍긴다.
정문에서 우측으로 걸어들어가면 춘당지라는 연못을 만난다. 아래, 위 두 개의 연못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연못 주변의 풍취와 더불어 창경궁 최고의 단풍 명소는 식물원 가는 길이다.
춘당지에서 이어지는 완만한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빛이 들어올 틈이 없을 정도로 숲 터널이다. 경사도 완만하고 폭신한 흙길이라 산책하는 맛이 있다.
마치 오지의 숲 속을 걷는 느낌이다. 춘당지 주변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쉬거나 벤치에 앉아 잠시 단풍을 감상해도 좋다.
단풍과 문화, 맛에 흠뻑 취한다
[삼청공원]
경복궁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민속박물관을 거쳐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약 1km의 길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도열해 있다. 노랗게 물든 단풍잎이 장관이다.
삼청공원은 인근 직장인이나 연인의 휴식 공간으로 더없이 만족스럽다. 산책로 곳곳에 벤치가 있어 잠시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정담을 나누기에 좋다.
북악스카이웨이 방면으로 단풍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ㅇ 02-730-9277 ㅇ 24시간 개방, 입장료 무료
드라이브만으로도 행복하다
[남산공원]
고운 물감을 뿌린 듯 산 정상부터 형형색색의 물이 드는 남산은 멀리서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다. 장충단공원에서 국립중앙극장에 이르는 길은 특히 은행나무가 아름답다.
해 질 무렵 오렌짓빛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하면 노란 은행잎이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국립중앙극장 입구에서 팔각정을 거쳐 시립 도서관에 이르는 길은 각종 나무가 터널처럼 길을 덮고 있어 단풍 드라이브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남산도서관을 거쳐 하얏트호텔까지 약 4km의 길에는 고운 단풍이 융단처럼 깔린다.
ㅇ 02-753-2563 ㅇ 남산타워 통행료 1000원
인왕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동양화
[경복궁]
경복궁은 아기자기한 맛보다 웅장한 멋이 강하다. 넓게 펼쳐진 광장과 크고 작은 전각 그리고 그 뒤를 병풍처럼 둘러싼 인왕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창덕궁이나 창경궁처럼 숲이 울창하지는 않지만 경복궁의 단풍은 세련된 멋이 남다르다. 근정전과 교태전 등 궁궐의 중심부보다 서문과 동문 부근의 나무가 더 울창하다.
경회루 주변의 정성껏 다듬어진 단풍나무가 연못 위에 내비치는 모습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경복궁 안쪽에 자리한 향원정은 조선시대 정원 조경의 전형으로 경복궁 단풍 감상의 핵심 장소. 산책로를 감싼 나무와 붉고 노란 단풍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ㅇ 02-732-1932 ㅇ 09:00~18:00, 화요일 휴관 ㅇ 입장료 1000원
25년 만에 맞이하는 첫 단풍
[창덕궁]
올해 창덕궁에서 맞이하는 가을 단풍은 유난히 특별하다. 그동안 일부 구역에 한해 개방됐던 창덕궁 후원이 25년 만에 깊은 속내를 모두 드러냈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최고의 정원에서 피어나는 오색 찬란한 단풍이 과연 얼마나 큰 감동을 줄지 자못 기대가 크다.
연경당을 돌아 새로 개방된 후원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 사이에 자리한 '관람지'라는 연못이 눈에 띈다. 참나무, 단풍나무, 팥배나무 등 수령 300년 이상 된 나무가 연못을 두르고 있다.
울긋불긋 때묻지 않은 단풍이 맑은 연못 위를 고요히 물들인다. 아름드리 나무와 한층 멋을 부린 존덕정, 청의정, 소요정 등의 정자가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부용지와 애련지 주변의 단풍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ㅇ 02-762-4868 ㅇ 09:15~17:15 ㅇ 입장료 2300원, 옥류천 후원 5000원(인터넷 예약), 월요일 휴관
강남 지역 최고의 숲
[양재 시민의 숲]
양재 시민의 숲은 양재천을 따라 형성된 강남권 최대의 숲이다. 경부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지만 25만 그루의 나무가 빽빽히 들어서 도심을 벗어난 듯 한적함이 물씬 풍긴다.
공원 중앙의 놀이시설 주변에 붉은 단풍나무가 화려한 멋을 뽐낸다. 오솔길을 따라 숲길을 거니는 것도 좋고 벤치에 앉아 맑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상쾌하다.
연인끼리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려면 여의천을 끼고 도는 외곽 오솔길이 좋다.
ㅇ 02-575-3895 ㅇ 24시간 ㅇ 주차비 10분당 300~450원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
[어린이대공원]
정문으로 들어서면 붉은 벚나무 단풍이 반갑게 맞이한다. 수영장 앞쪽에서 놀이동산으로 오르는 길이 온통 붉게 물든다.
분수대를 지나 팔각정으로 오르는 중앙로에는 은행나무와 벚나무가 길게 뻗어 있다. 생태 연못 주변으로는 단풍나무와 갈대가 어우러져 한껏 가을 정취를 발산한다.
연못 사이로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어 연인의 데이트 코스로는 더없이 낭만적이다. 선화예고 방면의 후문 쪽은 은행나무가 숲을 이루어 운치를 더한다.
특히 10월 31일까지 '갈잎 페스티벌'이 열려 가을맞이를 나선 관광객에게 콘서트, 오케스트라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ㅇ 02-450-9334 ㅇ 09:00~19:00 ㅇ 입장료 1500원, 주차비 10분당 300~6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