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안전교통공단 사고 조사]
2005.11.30. 오전 10시.
조금 넘어서 신랑을 데리고 경찰과 시뮬레이션 조사 약속 장소인 만덕아래터널 입구로 나갔습니다.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신랑을 옮기고 들고 하다가 저희가 약간 늦었습니다. 신랑이 머리는 많이 맑아졌지만 왼쪽 무릎 수술한 것 때문에 그 동안 병원 밖으로 한 번도 나가지 못하였는데, 그 날 처음으로 휠체어를 타고 병원 밖으로 외출을 한 것이었습니다.
도로안전교통공단에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두 명 나와 있었고, 이x준 경장이 어떤 젊은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대방이 ‘저 친구가 상대방 탑차 운전자다’고 하더군요. 신랑과 저는 사고 이후로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탑차 운전수가 인사도 안 하고 계속해서 속닥속닥 경찰과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만 저만 화가 치민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방: 어이, 정x일씨! 그래도 인사는 해야지요, 사람이!
상대방 운전자 정x일씨가 마지못해 고개를 한번 숙이고는 다시 돌렸습니다.
이경장이 사고내용을 설명하겠다고 해서 교통공단 직원 두 분과 같이 교통공단 장비 차량 승합차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 번씩 저희 쪽을 힐끔거리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대방이 웃고만 있더군요. 그 사람들이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나오면서부터 그 사람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려고 하더군요. 이경장은 마지막 승부를 내려는 의도가 보이고요.
경찰: (활기차게) 자, 조사 시작합시다!
직원: (노련하게) 시작들 해 봅시다!
대방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대방: 우리도 자료 준비해서 왔으니까
보시고, 이쪽 주장도 듣고 시작하십시다.
직원: 경찰에서 자료 다 받았으니까, 들고 계시다가 갈 때 주세요.
대방이 안 물러났습니다.
대방: 이쪽 주장도 듣고 조사를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직원: 경찰이 의뢰해서 하는 조사인데, 경찰자료를 보고 해야지요!
이경장은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역할분담이 되어 있는 것처럼 요.
대방: 경찰 조사가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해서 조사를 다시 하는 것인데,
민원인이 준비한 자료도 같이 본 다음에 조사를 하셔야지요?
직원: 똑 같은 사고 조사하는 것 아닙니까?
공적업무인데, 경찰 자료를 보고 해야지요. 안 그래요?
대방:.......?.......
직원: 들고 계시다가 갈 때 주세요. 다 참고해드릴게요.
저희들:.......
직원: 조사만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들이니까 믿으시고
객관적으로 조사할 테니까 염려마시고,
다들 바쁘니까, 자 시작합시다.
교통공단 직원들 보고 들으라고, 대방이 목소리에 기압을 넣어서 경찰을 불렀습니다.
대방: 이x준씨!
경찰: 예.
대방: 시간 많이 있지요?
경찰: 예.......
대방이 교통공단 직원들을 보면서 다시 말했습니다.
대방: 실례지만, 아저씨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직원1:?....... 이름은 왜요?
대방: 공적 업무를 보시는 분들인데, 실무자 이름 정도는 알아야지요?
직원1:....... 송~~입니다.
대방: 송 다음에 어떻게 되신다고요?
직원:....... 송-멋-멋입니다........
대방이 옆에 분한테 다시 물었습니다.
대방: 옆에 분은요?
직원2: ?.......저는 왜요?
대방: 같이 나오신 분도 같이 알아야지요!
직원:....... 저는 멋-멋-멋입니다.
분위기가 바로 잡혔습니다.
직원:....... 그럼 이쪽에서 하시는 주장은 뭔데요?
대방이 고함을 지르듯 말을 했습니다.
대방: 탑차가 오른쪽으로 오토바이 왼쪽을 친 것이 빤한데,
경찰은 오토바이가 탑차를 뒤에서 일방적으로 박았다고 안 그럽니까?
직원:....... 그 근거가 뭔데요?
대방: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보시라니까요!
직원들:.......?
대방은 자료들, 탑차 사진-오토바이 사진-헬멧 사진-진료기록부/진단서-X레이 필름을 첨부해서 그동안 알아낸 것들을 정리해서 작업해 간 <진술서>를 보여줬습니다. 진술서에 첨부된 사진을 넘기며-
대방: 여기 보세요.
경찰이 사고 직후에 찍어놓은 사진!
우리가 찍은 사진!.......(계속 넘기며)
탑차가 오른쪽으로 오토바이 왼쪽을 친 것이 빤하게 다 나왔잖아요?
직원:........ 사진... 잘 찍어놓으셨네요.
경찰도 상대방 운전자도 침묵하고, 교통공단직원들도 사진을 보고 침묵했습니다. 대방이 교통공단직원들 보고 들으라고 화가 난 큰 목소리로 상대방 운전자를 불렀습니다.
대방: 정xx씨!
탑차: 예.......
대방: 이 사진들에 있는 것하고 지금 탑차하고 그대로지요?
탑차: 예.
대방: 그 때 교통사고 이후로 접촉사고 한번이라도 있었어요? 없었어요?
탑차: 없었습니다.......
대방: 손 안대고 사고 당시 그대로 맞지요?
탑차: 예, 그대롭니다.
대방이 탑차 운전수의 입으로 교통공단직원들 앞에서 직접 확인시켜준 다음 흥분해서 오토바이로 다가서며-
대방: 여-보세요, 여기.
탑차가 오토바이 왼쪽을 뜯고 나갔잖아요?
직원들:........
대방이 다시 탑차 오른쪽 모서리로 나아가자 직원들도 따라갔습니다. 다 같이 우르르 따라갔습니다.
대방: (탑차 오른쪽 모서리 하단을 가리키며) 여기!
여기로 오토바이 왼쪽 바람막이를 뜯고 나갔잖아요?
여기 철판 앞부분에 다 벗겨져 있잖아요?
탑차가 뒤에서 앞으로 오토바이을 뜯고 나간 것이 확실한데,
무슨 오토바이가 뒤에서 일방적으로 박아? 말이나 돼, 그게?
경찰과 상대방 운전수가 보다가 탑차 뒤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교통공단 직원들은 굳은 표저으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대방: (탑차 벽면 앞으로 나아가며) 자 봐요!
처음에 여기 문 쪽으로 오토바이 왼쪽 손잡이 모서리를 찍었고,
타이어 알미늄휠로는 오토바이 몸톰 뒤쪽 하단을 때리고!
그 다음에 계속 밀고 나갔잖아요? 기스 난 흔적 다 있네!
오토바이가 뒤에서 일방적으로 박았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이게?
지켜보던 교통공단직원들이 말을 못하고 있다가....... 나서더군요.
직원:....... 흥분하지 마시고, 물러나 계십시오.
객관적으로 조사하겠습니다.
교통공단 직원들이 다시 조사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대방이 다시 말렸습니다.
대방: 자료 정리해 왔고, 설명드릴 테니까
자료 보시고 이야기 듣고 하시자니가요!
직원: 뭐, 그냥 하면 안 될까요? 다 들은 것 같은데.......
대방: 오토바이 운전자가 왼쪽 귀 뒤편 두개골이 깨지고
왼쪽 얼굴 위턱뼈도 깨지고
왼쪽 무릎도 이등분으로 갈라지고.......
진료기록에 다 나와 있으니까 진료기록을 보시고 하세요.
직원들:.......
대방: 헬멧 쓴 상태에서 머리 다치고,
머리 다친 부위가 헬멧에 다 나타나 있으니까........
그동안 저희가 알아낸 것들을 말씀드릴 테니까
(진술서 보이며) 여기 진술서에 자료들 다 첨부되어 있으니까
경찰 말만 듣지 말고 이쪽 주장도 듣고 조사를 시작합시다.
경찰하고 탑차 운전수가 탑차 뒤로 돌아가 있는 상태에서, 교통공단 직원 두 분하고 대방하고 신랑하고 처음에 경찰하고 대방이 했던 것처럼 다시 교통공단 승합차에 올라탔습니다. 신랑은 한쪽 다리를 들 수가 없어서 부축을 받고 어렵게 차 안으로 들어갔지요. 밖에서 지켜보는데 차안에서 2-30분 정도 대방이 열을 올리며 설명을 하더군요. 경찰과 상대방 운전수는 탑차 뒤에서 담배만 피워대고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승합차에서 나왔습니다. 교통공단 직원들이 한 분은 자를 들고 한 분은 카메라를 들더군요. 그리고 오토바이는 오토바이대로 차는 차대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대방: 어렵게 하실 필요 없이 탑차하고 오토바이하고
딱 대놓고 찍는 게 제일 안 정확합니까?
경찰이 사고 직후에 찍어놓은 사진도 있고
탑차 운전자도 사고 이후로 그대로라고 하는데요?
직원:....... 먼저 따로따로 찍은 다음에...
원하시는 대로 그렇게도 찍어드릴게요.
교통공단 직원들이 탑차의 사고 부위 높이를 재면서 자 눈금을 밀리미터까지 재면서 사진을 찍더군요. 오토바이도 밀리미터까지 자 눈금을 재면서 사진을 찍고요. 저희는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대방도 시선을 떼지 않고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달갑지 않은 표정이었습니다. 두 분이 그만 찍어도 될 사진을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찍는다고 느꼈습니다. 보다 못하고 대방이 사진 찍는 두 분을 찍더군요.
계속 사진을 찍던 두 분이 할 만큼 열심히 했다는 듯이 긴 자를 챙기면서 지나가는 투로 말했습니다.
직원: 자- 이만하면 차량 사진을 다 찍은 것 같고.......
터널 안으로 들어가 봅시다.
대방: 차하고 오토바이를 대놓고는 안 찍고요?
직원:....... 다 찍는 것 보셨잖아요?
대방: 참......오토바이하고 차하고 같이 대놓고 찍어봐야
비교하면서 한 눈에 알아볼 것 아닙니까?
직원:....... 대놓고도 찍어 드릴까요?.......
대방: 당연하지요!
직원:....... 뭐 원하시면....... 그렇게도 해드리지요.
교통공단 직원들이 오토바이와 차를 같이 대 가면서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것을 대방과 같이 온 식구들이 왼다리를 못 드는 신랑을 부축하여 오토바이에 앉혔습니다. 저희 쪽에서는 대방 말고도 남자들이 두 명이 더 나와서 도왔습니다. 교통공단 직원들이 그럴 필요까지 없다고 한 것을 대방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남자들이 신랑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앞뒤에서 밀고 당기고 조정해서 탑차 옆으로 오토바이를 차에다가 붙였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오토바이와 탑차의 충격 부위가 딱 들어맞는지요?
대방: 사진 찍으세요.
직원:........
직원들 표정이 가관이더군요. 경찰과 탑차 운전수가 와서 보더니 똥씹은 얼굴로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대방: 이 부분 찍으세요!
여기 옆 문 기둥 뒤에 찍힌 데하고
오토바이 왼쪽 손삽이 모서리하고 딱 맞지요?
직원:.......(마지못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방: 여기 기둥 앞부분에 거울 높이하고 딱 맞게 흔적 남았지요?
직원:.......(사진을 찍고) 사무실에 가서 정밀조사를 해보겠습니다.
대방, 옆 문 기둥 뒤에 흔적을 가리키고 오토바이 왼쪽 손잡이 깨진 것을 만진 다음 왼쪽 플라스틱 거울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대방: 손잡이 모서리 찍힌 바로 위 기둥 앞부분에
약하게나마 흔적이 있다는 것은
탑차가 왼쪽 뒤에서 때렸다는 것 맞지요?
직원들:....... 그것은 흔적이 약한데?.......
대방이 거울을 바로 해서 오토바이 왼쪽 손잡이를 탑차 찍힌 곳에 대자 기둥에 나타난 흔적이 오토바이 거울 모서리와 일치하였습니다.
대방: 보세요. 딱 맞잖아요?
직원:........또요........?
대방이 신랑한테 헬멧을 씌우고, 남자 두 명에게 앞뒤에서 오토바이를 차 벽면에 붙이게 한 다음, 신랑한테 고개를 숙여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헬멧 왼쪽 얼굴 충격 부위하고 기둥의 뒤쪽 충격 부분이 일치하였습니다.
대방: 병원에서 CT 촬영에서 여기 왼쪽 위턱뼈가 골절로 나왔는데,
여기 이 쇠기둥 뒷부분하고 헬멧 왼쪽 얼굴 부위 충격이 일치합니다.
직원:........
직원들이 사진을 안 찍고 있는 것을 대방이 사진을 찍으라고 해서 직원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방이 그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차벽에 최대한 붙이고 신랑한테 왼쪽 무릎을 왼쪽으로 젖혀보라고 했습니다. 신랑 왼쪽 무릎이 탑차 기름통 모서리에 딱 닿더군요.
대방: 여기 보세요. 얼굴 왼쪽이 문기둥에 찍힐 때-
왼쪽 다리는 왼쪽으로 쏠리면서
여기 기름통 모서리에 찍힌 것입니다.
그래서 슬개골이 도끼로 찍은 것처럼 두 동강 났고요.
직원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찍는 직원을 대방이 물러서서 전체를 사진 찍었습니다. 직원이 자기 사진 찍는 대방을 봤는데, 대방은 무시를 하더군요.
직원:.......또요?
대방: 그 상태에서-
탑차 뒷바퀴 부분하고 오토바이하고 닿는 부분 보세요.
직원들이 확인했습니다. 잘 안보였습니다.
대방: 오토바이를 앞뒤로 움지이지는 말고
오른쪽 옆으로 으로 조금만 떨어지게 해봐요.
뒤에서 두 분이 오토바이를 들고 오른쪽 옆으로 약간 옮겼습니다.
대방: 보세요. 탑차 알미늄휠 충격 흔적하고
오토바이 중앙 뒤쪽 하단 찍히면서 깨진 부분이 맞잖아요?
교통공단 직원이 다시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방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직원: 또요?
대방: 오토바이를 탑차에 거의 닿을 듯이 살살 뒤로 밀어 봐요.
사람은 벽에 기댈 듯 말 듯 있고!
신랑이 헬멧을 쓴 상태에서 몸과 머리를 벽에 기댄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뒤로 슬슬 당기자 탑차 벽에 나타난 긴 선이 신랑의 헬멧 왼쪽 귀 옆에 튀어나온 플라스틱 조각과 일치하였고, 비자루로 쓴 것 같은 자국이 신랑의 어깨 부위와 일치하였습니다.
대방: 탑차가 오토바이를 쓸고 나간 것입니다.
오토바이가 안 튕겨나가고 기사가 벽에 기댄 채로!
직원들:........
대방: 오토바이 천천히 더 뒤로 당겨 봐요.
(오토바이를 살살 뒤로 밀자).......스톱!
차량 벽면에 나란히 납작하게 붙어서 0.7Cm 정도로 튀어나와 있는 쇠붙이 두 개에 신랑의 왼쪽 팔꿈치가 닿았습니다. 오- 세상에!
대방: 오토바이가 안 자빠지고 벽에 기대고 있는 상태에서
탑차가 뒤에서 앞으로 오토바이를 쓸고 나갈 때
이 쇠붙이 두 개에 왼쪽 팔꿈치 뒷부분이 찍힌 것입니다.
직원: 혹시 팔꿈치 사진 있습니까?
대방: 지훈이 엄마 사진 찍어놓은 것 있지요?
제가 휴대폰으로 찍어놓은 신랑 팔꿈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신랑 팔꿈치 뒷부분에 멍이 든 채로 일정한 간격으로 찍힌 두 개의 상처가 나타났습니다. 대방이 병원에 찾아온 첫날 사진을 찍어놓으라고 해서 찍어놓은 것이었습니다.
직원:....... 이것이 사고하고 연관성이 있다고
증명할 수는 없잖아요?
대방: 여기도 보세요.
대방이 <진술서>에 첨부된 사고 직후 광혜병원 응급실 진료기록을 펼쳤습니다. 벌거벗은 남자 신체를 그린 그림에 왼쪽 팔꿈치 뒷부분을 체크하고는 “abrasion(찰과상)”이라고 기록하고 있었고, “Lt arm(왼쪽 어깨) : contusion(타박상, 멍듦)”이라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대방: 확인되지요?
직원:.......사진 잘 찍어놓으셨네요!
대방: 여기도 사진 찍으세요.
직원:.......
대방: 여기도 사진 찍으시라니까요!
직원들 얼굴이 상기되었습니다. 직원들이 탑차 벽에 조그맣게 튀어나온 두 개의 나란히 붙어 있는 쇠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직원들은 자기들 말마따나 전문가들인데,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증거를 우리가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습니다. 제 느낌으로요.
직원: 그 다음에는 요?
대방: 오토바이 다시 뒤로 당겨 봐요, 머리는 벽에 기대고.
남자 두 사람이 다시 오토바이를 뒤로 당겼습니다. 헬멧 왼쪽에 닿는 부위, 페인트 안에 선명한 선들이 길게 신랑의 헬멧 닿는 부위를 따라왔습니다.
대방: 머리가 기댄 채로 뒤로 밀려났고.......
직원들:.......
대방: 오토바이 약간만 더 뒤로 당겨 봐요... 스톱!
뜯겨져 나간 오토바이 왼쪽 바람막이가 탑차의 오른쪽 모서리 하단에 닿기 전에 대방이 세웠습니다. 튀어나온 탑차의 두꺼운 철판 앞부분하고 오토바이의 왼쪽 바람막이 뒷부분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대방: 보세요!
직원들:.......
대방: 여기 튀어나온 철판 앞부분으로
여기 오토바이 바람막이 뒷부분을 뜯고 나갔잖아요?
탑차가 뒤에서 앞으로 치고 나갔으니까
이 철판 앞부분에 충격 흔적이 그대로 나타나 있잖아요?
오토바이가 뒤에서 박았으면 있을 수 없는 사실 아닙니까?
직원들:.......
대방: 이 철판 앞부분으로 치고 나가면서-
이 철판 옆으로도 뜯고 나갔고요?
충격을 심하게 받은 부분이라 찍으면서 뜯고 나간 것이
그대로 나와 있잖아요?
직원들:.......
대방: 경찰이 사고 직후에 찍은 사진에도 그대로 나와 있데요!
경찰이 넘겨준 사진에 나왔는가 안 나왔는가 확인해 보세요.
직원들:.......
대방: 내가 경찰이 보여준 사진 중에서 이 부분 보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오토바이가 뒤에서 박았다고 하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직원들은 다 알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직원: 그리고요?
대방: 오토바이 앞쪽을 오른쪽으로 틀어지게 해봐요.
조심해서 남자들이 오토바이를 오른쪽으로 틀었습니다.
대방: 탑차가 쇠기둥으로 오토바이 왼쪽 바람막이를 뜯고 나갈 때-
오토바이가 앞부분이 오른쪽으로 틀어지면서...
오토바이 운전자 몸하고 머리가 뒤로 제껴지면서....
다들 긴장한 채로 보고 있었습니다.
대방: 오토바이는 가만히 있고, 사람은 몸하고 머리하고 뒤로 제껴 봐.
신랑: (조심해서 몸을 뒤로 제꼈습니다.)
대방: 제껴지면서... 천천히 헬멧이 탑차 모서리에 닿게 해봐.
세상에요. 헬멧을 쓴 신랑 머리 귀 뒤쪽이 탑차 오른쪽 모서리에 남아 있는 충격 흔적과 그대로 일치했습니다.
대방: 이 모서리 부분에 왼쪽 귀 뒤쪽을 맞으면서 두개골이 깨진 것입니다.
MRI하고 CT에는-
측두골이 세로로 길게 종골절 되었다고 나왔고요.
같이 있던 사람들이 너무나 들어맞는 상황들에 기가 막혀 있었습니다. 경찰과 상대방 운전수는 탑차 반대편으로 가서 나오지 않았고, 교통공단 직원들도 듣고만 있었습니다.
대방이 다시 시작했습니다.
대방: 그래도 오토바이가 안 넘어졌는데.......
직원: 오토바이가 안 넘어졌단 말이지요?
교통공단 직원들은 다 알고 있으면서 우리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대방: 예, 튕겨 나갔다면 오른쪽으로 넘어졌을 것인데
오토바이가 오른쪽은 깨끗하잖아요?
직원: 그리고는 요?
대방: 오토바이 뒤로 빼고 시작합시다.
대방이 이제는 오토바이를 탑차 뒤로 빼라고 했습니다. 오토바이가 탑차 오른쪽에 있다가 탑차 뒤로 나왔습니다. 모여 있던 사람들도 탑차 오른쪽에서 뒤로 나왔습니다. 저희들 반대편에서 속닥거리고 있던 경찰과 상대방 운전자도 다가오더군요.
대방: 탑차 운전자는-
오토바이가 끼익-하고 브레이크 잡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대방이 말없이 지켜보는 상대방 운전수를 불렀습니다.
대방: 정x일씨, 50에서 60킬로로 달리고 있다가
오토바이가 끼익-하고 브레이크 소리 들었다고 했지요?
탑차: 예에- 끼익하고 브레이크를 잡았습니다........
대방이 교통공단 직원 눈을 주시하면서 다시 말했습니다.
대방: 오토바이는 첫 충격 당시부터
브레이크를 잡아서 속도가 죽어 있었고,
그 상태에서 탑차 벽에 기댄 채 차가 앞으로 쓸고 나갔는데........
대방이 경찰을 불러서 물었습니다.
대방: 이x준씨, 목격자는-
오토바이하고 기사가 붙어서 1차로에 누워 있었다고 했지요?
경찰: 예.......
대방: 정x일씨가 자세히 이야기 해봐요.
탑차: 오토바이는-
앞 바퀴가 중앙선에 물려서 1차선 쪽으로 넘어져 있었고....
오토바이 운전자는-
오토바이하고 붙어서 1차선 중앙 쪽으로 넘어져 있었습니다.........
그 날 상대방 운전자가 가장 길게 한 말이었었는데, 저희가 노려보고 있자 말을 잘 못하더군요.
대방: 넘어진 상태에서 헬멧을 벗었다면서요?
탑차: 예, 제가 보고 있을 때 혼자 헬멧을 벗었습니다.
대방: 피 많이 흘렸지요?
탑차: 예.
대방: 왼쪽 귀에서 피가 흘러나와 바닥에 고였다면서요?
탑차: 예.
대방: 어느 정도요?
탑차: 바닥에 넓게 많이요.
저희 식구들 얼굴이 달아올랐지요. 대방이 사고 상황을 이어갔습니다.
대방: 오토바이가 오른쪽으로 튕겨나가서 안 넘어진 것은 분명하고,
오토바이가 오른쪽으로 쏠렸다가 다시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는데...
왼쪽으로 더 틀어서 나가다가 탑차 오른쪽 모서리를 박은 것입니다.
직원: 오토바이가 탑차를 박았단 말이지요?
대방: 예.
직원: 박기는 박았네요?
대방: 예.
직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떠 보는 것 같이 확인한다고 느꼈습니다.
직원: 설명 한번 해 보실래요?
대방: 정xx씨?
탑차: 예.
대방: 오토바이가 뒤를 충격해서 차를 세웠지요?
탑차: 예.
대방: 충격한 것은 알았지요?
탑차:.......예.
대방: 어떻게 세웠어요?
탑차: 끽 소리 난 다음에........ 쿵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나서
천천히 브레이크를 잡고 1차선 한쪽으로 차를 세웠습니다.
대방: 운전 배운지 한 달 정도밖에 안됐다고 했지요?
탑차:....... 면허는 전에 땄는데.......
실제로 운전한 것은 그 정도 밖에 안 됐습니다.
사람들 모두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직원: 그건 놔두고.......어떻게 박았습니까?
대방: 이 친구가 어려서부터 운동도 잘하고 해병대 나왔는데.......
오른쪽 시멘트 벽에 안 처박히려고 왼쪽으로 틀었는데,
상대방 운전자도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잡았고
상대방 차가 정지됐거나 정지하려던 순간에
거의 정신을 잃고 뒤따라가던 오토바이가 박은 것입니다.
대방이 단정 지어서 말하자, 탑차 운전수가 당황하면서 나섰습니다.
탑차:........급브레이크 안 잡았습니다.
대방: 초보 운전자가-
터널 안에서 충돌 후에 급브레이크 안 잡았단 것이 말이 되요?
탑차:....... 급브레이크 안 잡았는데.......
직원들이 듣고 있었습니다.
대방: 정x일씨, 차 세우고 난 후에
오토바이하고 차하고 거리가 지금도 기억 안 납니까?
탑차:........예, 그것은 잘 생각이 안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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