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상황 정리]
교통공단 조사가 끝나고 이틀 후인 2005.12.2 날짜로, 저희는 아래 사진들을 첨부해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경찰서에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물론, 의료기록과 진단서도 첨부되었었지요. 저희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탑차가 왼쪽 1차로로 달리고
그 오른쪽 2차로 바로 옆에서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을 때-
탑차가 1차로에서 2차로로 갑자기 차선 변경을 해서
오토바이가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았고,
탑차도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제동거리 때문에 오토바이보다 제동이 늦게 걸려서,
직진하는 오토바이를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탑차가
탑차의 오른쪽 옆문 쇠기둥으로 오토바이의 왼쪽 거울을 뒤에서 앞으로 밀치면서
쇠기둥 바로 몇 센티미터 뒷부분으로 오토바이의 왼쪽 손잡이 모서리를 깨뜨렸고,
그와 동시에 탑차의 뒷바퀴 알미늄 휠로는
오토바이의 왼쪽 중간 뒷부분 몸체를 찍으면서 깨뜨렸고,
그 충격으로 오토바이가 탑차의 왼쪽 벽에 부딪히면서
헬멧을 쓰고 있던 신랑의 왼쪽 얼굴이 탑차의 옆문 쇠기둥에 부딪혀 위턱뼈가 골절됐고
고개가 틀어지면서 귀 부분을 맞아 귓속뼈(뇌기저골)까지 깨졌고,
그와 동시에 왼쪽 다리는 탑차 안쪽으로 튕기면서
쇠기둥 바로 뒤쪽 아래에 있는 기름통 모서리에 찍히면서 두 동강 났고,
그 상황에서도 오토바이가 튕겨나가지 않았는데-
오토바이가 브레이크를 잡는 순간 왼쪽으로 약간 틀면서 부딪혔다는 것이고,
오토바이가 튕겨나가지 않고 탑차의 오른쪽에 기댄 상태에서
오토바이보다 제동이 늦게 걸린 탑차가 오토바이와 신랑을 쓸고 지나가면서
왼쪽 허벅지와 왼쪽 팔꿈치 바깥 부분에 피멍을 들게 했는데,
특히 탑차의 오른쪽 벽에 튀어나와 붙어 있는 2개의 쇠붙이가 뒤에서 앞으로 밀고 나가면서
신랑의 왼쪽 팔꿈치 뒷부분을 찍어서 나란히 붙어 있는 2개의 상처를 남겼고,
왼쪽 어깨에서부터 다리 아래까지 온통 시퍼렇게 멍이 들게 했고,
헬멧의 귀 부분 돌출된 부위로는 탑차의 벽면에 길게 선을 남겼고,
그 상태에서도 기대고 있는 오토바이를 계속 쓸고나가다가
탑차의 맨 뒤 오른쪽 모서리 하단에 튀어나온 쇠기둥으로
오토바이의 왼쪽 바람막이를 뜯고나갔고,
오토바이 왼쪽 앞부분 바람막이가 뜯겨지면서
오토바이 앞부분이 오른쪽으로 꺾였고,
그 때 신랑 몸이 뒤로 제껴지면서
탑차의 오른쪽 모서리에 헬멧의 왼쪽 귀 뒤편이 찍혔고,
그 충격으로 신랑의 왼쪽 귀 뒤편 측두골이 골절됐고,
이미 제동이 시작된 오토바이보다 제동이 늦게 걸리기 시작한 탑차는
오토바이를 치고 앞으로 나아가다가 놀라서
다시 1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면서 브레이크를 잡고 멈추었는데,
그 상태에서도 신랑이 오른쪽 콘크리트 터널 벽에 처박히지 않으려고
다시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고,
거의 쇼크 상태에서 왼쪽으로 더 진행하다가
급제동을 해서 정지했거나 정지 상태 직전의 탑차를 보고
이미 속도가 죽은 상태에서 마지막 브레이크를 한 번 더 잡았지만
오토바이 앞부분 중심 왼편 얇은 철판 부분으로
탑차의 오른쪽 모서리 하단 뒷부분 튀어나온 철판 부분을
약 3mm~5mm 정도 찌그러지게 처박은 후에
이미 정신을 많이 잃어 힘이 빠진 신랑이 앞으로 튕겨나가 다이빙을 하면서
헬멧을 쓴 머리 윗부분 뒤 꼭지 오른쪽 부분으로
탑차의 오른쪽 모서리 하단 부분에 들이박으면서
헬멧에 길게 충격 흔적과 함께 탑차의 은색페인트를 찍어서 남기고
그대로 고스란히 뚝 떨어져서 오토바이와 같이 넘어져 있었던 것이고요.
오토바이 앞바퀴가 중앙선에 닿아 있었던 것은 오토바이 중간보다 약간 왼쪽으로 박았기 때문에 이미 속도가 죽어 있던 상태에서 튕겨나가지 않고 고스란히 오른쪽으로 누운 것이고, 신랑은 관성의 법칙에 의해서 오토바이보다 더 왼쪽으로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오토바이하고 붙어서 바로 앞에 1차로의 중앙 쪽으로요.
사고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장면만 일어났다가 끝나버린 것이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연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눈시울이 뜨거워졌지요.
사고 발생 당시 탑차와 오토바이의 상호 위치를 계산해보면-
탑차가 오토바이를 보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차선변경을 했다고 할 때
탑차는 오토바이를 보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차선 변경을 했을 것이므로,
1톤 용달 탑차의 백미러 거울에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오토바이는 탑차보다 떨어져서 뒤에 있지도 않았고,
탑차의 오른쪽에 바짝 붙어 있지도 않았고,
창문으로도 안 보였으니까 바로 옆도 아니고,
오른쪽으로도 튕겨나갈 때 벽에도 안 처박혔으니까,
오토바이는-
1차로를 달리던 탑차의 오른쪽 2차로 중앙 정도의 지점에서
1톤 용달 탑차의 몸체 뒷부분 쯤 하고
거의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는 결론밖에 나올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탑차가 추월이 금지된 터널 안에서 바로 옆에서 나란히 달리고 있는 차량(오토바이)를 오른쪽으로 추월하려다가 사고를 일으킨 것이 되므로, 전적으로 탑차의 일방과실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차선이 다른 옆 차선의 자동차와 나란히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으니까 <안전거리확보 불이행>에도 해당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동래경찰서 내사종결 코메디]
11월 30일 교통공단 조사를 하고, 2005년 연말이 다 되어 갈 때 동래경찰서 교통과 담당자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수사종결 됐으니까 확인하러 오라’고요.
2005.12.30. 오전 10시 40분!
목발을 짚은 신랑을 데리고 저는 아기를 안고 대방하고 같이 부산동래경찰서 교통과에 나갔습니다. 저희가 들어가자 경찰서 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더군요. 다른 경찰관들이 모른 척하고 고개를 숙이고 자기 볼 일들을 보는 가운데, 담당인 이xx 경장이 서류를 꺼내고, 팀장인 신x철 경사가 받아들고는 ‘조용히 이야기하자’고 해서 간이 칸막이 뒤로 들어갔습니다.
이경장은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고 팀장인 신경사가 눈치를 슬슬 보다가,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신경사:........오토바이 일방과실로 <내사종결>했다.
신랑:.......
저 :........
대방이 ‘내사종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신경사가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는데, 검찰에서 검토 후에 사건 자체가 성립이 안 되니까 경찰서 자체적으로 수사를 종결지으라고 해서 수사를 종결하는 것이 내사종결’이라고 설명을 해주더군요.
대방: 어떻게 해서 일방과실로 나왔습니까?
신랑:.......?
저 :.......?
이경장도 가만히 있고 신경사가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대방: 어려울 것 없이 말씀해보세요.
신경사가 서류를 꼭 쥐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신경사가 횡설수설하더니, 저희한테는 서류를 보여주지 않고 서류를 살짝살짝 펼치면서 자기 혼자만 보면서-
‘부산지방경찰청으로 상대방 운전자를 데리고 가서
(국립과학수사원 남부지원에서)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했는데,
상대방 운전자가 진실을 답변한 것으로 나왔고.......
도로안전교통공단에서도 오토바이 일방과실 결과로 나왔고.......
이 조사 서류들을 부산지방검찰청에 송치했는데
검찰에서도 내사 종결하라는 수사지휘가 내려왔고.......
동래경찰서 자체 조사 결과도 오토바이 일방과실로 나왔다’
고 하더군요. 저희가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신경사:.......이것으로 수사는 종결됐습니다.
신랑:.......
저 :.......
대방이 한심한 인간들 쳐다보는 식으로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대방: 수사 종결 됐으면-
목격자 진술서 내용 좀 봅시다!!
경찰: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대방: 그럼, 어떻게 해서 도로안전교통공단 조사 결과가
오토바이 일방과시로 나왔는지 좀 봅시다.
경찰: 결과 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내용은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대방: 그럼, 동래경찰서 자체 조사 결과 좀 봅시다.
경찰:.......그것도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보시고 싶으면 법원에 [문서송부촉탁신청]을 하십시오.
조사내용을 보려면 [문서송부촉탁신청]을 하라는 소리를 몇 번을 들었는지 모릅니다.
대방: 검찰에서 수사 종결하라고 지휘 받은 것 맞습니까?
경찰: 예.
신경사가 검찰에서 수사 지휘 받았다는 서류를 살짝 보여주고는 덮었습니다.
대방: 우리가 사진 첨부해서 제출한 진술서도
검찰에 같이 보내신 것 맞습니까?
경찰: 예. 이대로 같이 보내서 지휘 받은 것입니다.
대방이 더 세게 나갔습니다.
대방: 수사종결된 것 확인했으니까 다 보여주세요.
수사 끝난 것 확인했고,
수사 종결된 기록은 정보공개 거부할 수 없습니다.
신경사가 서류를 꼭 쥐고서 [문서송부촉탁신청]을 하라고 했습니다.
대방:.......교통공단에서 일방과실이 나올 수가 없는데,
어떻게 일방과실이라고 결과가 나왔는지 좀 봅시다.
경찰: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대방:........ 공무원이 조사한 내용은 공개 거부할 수 없습니다.
경찰:.......
대방: 일방과실이 나온 과정은 안 볼 테니까
일방과실이 나왔다는 그 결과만 좀 봅시다.
신경사가 서류를 꽉 쥔 채 결과만 나온 페이지만 살짝 펼쳐서 보여주었습니다.
도로안전교통공단의 조사 결과는-
‘오토바이가 1차로에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던 탑차의 앞에 진행하고자
탑차의 우측으로 스치듯이 진행하던 중
탑차의 우측 부분에 오토바이의 좌측 부분이 접촉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
이라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대방이 웃고 말더군요.
대방: ㅎㅎㅎㅎ-ㅎㅎㅎㅎ-
신경사:.......
이경장:.......
저희들:.......
대방: 교통공단 결과는-
추월이 금지된 터널 안에서 오토바이가 탑차를 추월하면서,
그것도 앞차를 추월하려면
왼쪽으로 해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추월하다가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결과가 나왔네요.ㅎㅎㅎㅎ.......
2005.11.30. 오전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만덕터널 앞에서 조사할 때도 코메디를 했는데....... 교통공단직원들도 경찰하고 한 통속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얍실하게요.
신경사:.......추월이라고는 안 했습니다.
대방: ㅎㅎㅎㅎ.......재밌네요!
앞 차를 스치듯이 지난 간 것이 추월 아닙니까?
신경사:........예.
대방: 교통공단 결과는 오토바이 일방과실이네요?
신경사: 예.
대방: ㅎㅎㅎㅎ- 그런데, 오토바이가 사-악-- 서커스 하듯이
탑차 우측 부분으로 스치듯이 지나가다가
탑차 오른쪽하고 오토바이 왼쪽이 접촉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니까!
오토바이가 뒤에서 탑차를 박은 것은 아니네요?
신경사:.......
신경사가 갑자기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경장도 가만히 있었습니다.
대방: 참, 말 멋지게 적어놨네.
신경사:.......
대방: ㅎㅎㅎㅎ....... 맞지 않습니까?
경찰은 여태까지-
오토바이가 탑차 뒷부분을 일방적으로 박았다고 했는데,
교통공단에서는 옆면 충돌이라고 결과 나왔잖아요?
경찰:........ 교통공단 결과는 추정일 뿐입니다.
대방: ㅎㅎㅎㅎ-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뜻입니까?
신경사:........ 그것은 법원에서 판사가 결정할 소관이고.......
저희는 단지 추정이라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대방: ㅎㅎㅎㅎ.......그럼, 경찰 조사 결과는 뭡니까?
경찰:........오토바이 일방과실입니다.
대방: 구체적으로요?
경찰:........
대방: 경찰에서 자체적으로 내사종결을 했으면
경찰 조사 결과 내용이 있을 것 아닙니까?
경찰:........ 그것은 밝힐 수 없고.......
오토바이 일방과실은 맞습니다.
대방: 아- 재밌네, 재밌어! 너무너무 재밌네!!
그래, 경찰이 조사한 것을 경찰이 못 밝힌단 말이지요?
경찰:.......정 억울하시면 법원에 소송을 걸어서
[문서송부촉탁신청]으로 확인하십시오.
대방: 부산 동래경찰서 진짜 재밌네요?
너무 너무 재밌네!.......
경찰들:.......
저희들:........
교통과에 더 있어봐야 나올 것이 없다고 해서, 본관인 동래경찰서 종합민원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12월 30일 겨울비가 왔는데, 신랑이 목발을 짚고 경찰서 마당에 가지런히 세워진 자동차 틈새를 어렵게 지나 동래경찰서 본관 종합민원실로 들어가는데 기분이 왜 그렇게 더러운지요?
동래경찰서 종합민원실은 하도 들러서 민원실 창구 직원들하고는 아는 얼굴이 되어 있었습니다. 정보공개민원 창구의 직원은 또 여자 경찰관 우x선 경사였습니다.
대방: 교통사고 조사 내용 정보공개 청구합니다.
우x선 경사가 또 입력을 했습니다.
경찰:.......아직 수사 중이라
정보공개를 할 수 없다고 나오는데요.
저희들:.......
대방: 참ㅎㅎ- 내사종결 됐다고 확인하고 왔는데요?
우경사: 누구한테 확인하셨는데요?
대방: 담당자들한테요.
우경사: 수사 중이라고 나오는데.......
대방: 교통과 신x철씨하고 이x준씨한테 직접 확인해 보세요.
불편한 통화 뒤에 어렵게 말을 했습니다.
우경사: 내사종결이 된 것이 아니라.......
내사종결을 할 것이라고 했다는 하는데요?
대방: 하아....... 피곤하네.
우경사:.......
대방: 정보공개를 할 수 있다는 겁니까? 못한다는 겁니까?
우경사: 수사 중인 사건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
동래종합민원실을 나와서 다시 비를 맞고 목발을 짚은 신랑을 부축해서 교통과 별관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신경사는 빠져나가고 없었고 이경장이 있었습니다. 다른 경찰들은 많이 있고요.
대방: 이x준씨, 아직 수사 종결 안 됐다면서요?
이경장: (눈 피한 채) 내사종결 할 것이라고 했지.......
내사 종결된 것이라고는 안했습니다.......
대방: (고함) 이 양반들이 진짜? 당신들 지금 뭐하는데?
이경장: 이 양반이 보자보자 하니까........
분위기가 험악해졌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경찰들이 꼬투리 잡았다는 듯이 험악한 얼굴들로 쳐다보더군요. 저희도 맞받아 쳐다봤습니다. 저희도 약발이 올라 있었거든요.
대방: (노려보며) 이xx씨
이경장: 예.
관공서에 가서는 명찰을 보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대방이 여러 차례 보여줬습니다.
대방: 내사종결이 된 것이 아니네요?
이경장: (모르쇠로) 예.
대방: 정보공개청구해야 하니까, 내사종결 지으세요.
이경장: 이 양반이 진짜?....... 당신이 경찰이야?
대방: 아까는 내사종결 했다메에?
이경장:.......
대방: 언제 되요?
이경장: (떨떠름) 모르지요. .....
대방: 기다릴 테니까 처리해주세요.
이경장: 지금은 안 됩니다.
대방: 그럼, 언제 됩니까?
이경장:.......보름이 걸릴지 한 달이 걸릴지 모릅니다.
대방: 뭐요?......
저희들:.......
다른 경찰들은 모른 척 했습니다.
이경장: (퉁명스럽게) 여기 이 서류들 쌓여 있는 것 안 보입니까?
본인들 것만 급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 것도 순서대로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결재도 받아야 하고 언제 될지 모르니까,
가 계세요. 되면 연락드릴 테니까.
연말연시의 기분이 정말로 더러워졌습니다.
대방:.......결재를 받아야 한다고요?
이경장: 예.
대방: 결재 받는데 보름에서 한 달 걸린단 말이에요?
이경장: 예.
대방: 어느 분, 어느 분 결재 받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립니까?
이경장: 과장님한테도 받아야 하고 서장님한테도 받아야 하고.....
보름에서 한달 정도 걸립니다.
대방: 차암........ 결재도 안 받아놓고
내사 종결했다고 확인하러 오라고 했단 말이었네?
저희들:.......
저희는 그 때서야, 동래경찰서에서 종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무자들이 저희가 포기한 것을 확인한 다음에 높으신 분들이 내사종결을 하도록 순서를 밟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때 교통과 출입문 좌측 간이 칸막이 뒤에서 높으신 분이 나오면서 거들었습니다.
과장: 내가 오늘 오후부터 내일까지 모임 있으니까,
결재 올릴 것들 있으면 오전 중으로 올리고,
못 올린 것은 신정 지나서 올리세요.
저희들:........
대방:.......
그 때 안보였던 신경사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저희가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하여 다시 나가려는 것을 대방이 불렀습니다. 크게 불렀습니다.
대방: 신경사님!
신경사:....... 예.
대방: 민원실에 가니까 내사종결 안 됐다고 하는데,
정보공개청구 못하게 종결 안 됐다고 합니까?
신경사:.......?.......종결됐습니다. 점 하나만 찍으면 됩니다.
대방: 진짜로 종결됐습니까?
신경사: 예........마지막 점하나를 안 찍은 것 같은데
점하나만 찍으면 끝납니다.
대방: 지금 바로 처리되지요?
신경사: 예, 바로 해드릴게요. 이반장 내사종결처리 해드려.
저 : ㅋㅋㅋㅋ-
신랑:.......
경찰들:.......
출입문 바로 앞 자기 자리에서 머리를 처박고 있던 이x준 경장이 자기 컴퓨터를 켰습니다.
대방: 이x준씨!
정리 안 되서 보름이 걸릴지 한 달이 걸릴지 모른다면서?
이경장:........
대방: 재밌네, 재밌어!
점 하나만 찍으면 된다고 해서 저희가 지켜봤습니다. 이경장이 컴퓨터를 켰다가 점 하나를 찍지 못하고 저희를 힐끗 쳐다보고는 더 안쪽 벽 쪽의 신경사 자리로 가더군요.
신경사가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이경장한테 자리를 양보하고, 이경장이 신경사의 컴퓨터 자판을 또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신경사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이경장 옆에 붙어서 모니터를 같이 보면서 속닥속닥 코치를 하더군요.
대방-신랑-제가 1초도 안 비우고 유심히 지켜보는 가운데....... 또닥이고 속닥이고.......2~3분 걸렸는데, 작업을 마치고 신경사와 이경장이 같이 나오면서 신경사가 이경장한테 ‘과장님한테 결재 받으라’고 하면서.......자기는 저희들 시선을 피한 채 밖으로 바로 빠져나가더군요.
신경사가 나가고 이경장이 출입문 왼편에 간이 칸막이된 자리로 들어가 뻘쭘하게 ‘저어... 과장님, 결재 좀 해부십시오’ 하더군요. 그 과장이란 사람은 신정 새고 결재 올리라고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갑자기 두 사람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작아졌습니다. 저희가 출입문 앞에 서있었고 과장 자리는 출입문 입구 바로 왼편에 간이 칸막이 뒤에 있었는데, 거리가 7~8미터 정도 밖에 안됐는데도 과장하고 이경장이 소곤거리는 말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더군요.
결재를 서류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컴퓨터 자체로 하는 것이었는데, 속닥속닥하는 말소리가 멈추면 또닥또닥 거리고....... 그러다가 다시 속닥속닥.......멈추면 또닥또닥....... 거렸습니다. 뭐가 그렇게 신중한 지 5분 정도를 기다려도 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웃으라고 대방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대방: 아, 애기 젓 먹여야 되는데,
점 하나 찍으면 될 것을 결재하는데 시간 많이 걸립니까?
저 :ㅎㅎㅎㅎ-
신랑: ㅎㅎㅎㅎ-
경찰들:.......
큼큼-헛기침 소리가 나더니 과장하고 이경장이 칸막이 뒤에서 나왔습니다. 과장이란 분의 얼굴을 빤히 쳐다봐줬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나오더니 쳐다보지 않고 신경사가 했던 것처럼 출입문 밖으로 빠져나가더군요.
대방: 결재 끝났습니까?
이경장: 예, 사실확인원 발급해드릴 테니까 받아가세요.
이경장이 자기 컴퓨터를 다시 켜서 프린터 한 장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대방한테 건넸습니다.
이경장: 여기 있습니다.
이경장이 건네준 서류를 대방이 쭈욱 훑어보더군요. 저희는 대방의 얼굴 표정을 살폈습니다. 그 사이에 이경장이 출입문으로 나갔습니다. 대방의 얼굴이 달아오르더군요. 그러더니 바로 출입문 쪽으로 달려가 열어 재끼면서 고함을 질렀습니다.
대방: 이x준씨!.......
출입문 앞에 있다가 저희도 바로 뒤따라 나갔는데, 어디론가 세 버리고 없었습니다.
대방: 이런 개-ㅅ-ㄱ들.......
대방이 방금 전에 이경장으로부터 받은 프린트를 줬는데 <교통사고 사실확인원>이었고, 다음과 같이 적혀 있더군요.
“발생 장소: 만덕2터널 내
위반 사항: 안전거리 확보 불이행(일반도로)
발생 개요: 오토바이가 2차로의 1차로를 진행하다 안전거리 미확보 위반으로
같은 방향으로 앞서가는 피해자 정xx이 운전하는
탑차 우측 뒷 부분을 피의 오토바이 좌측 앞부분으로 충격하여
액수미상의 물적 피해를 입힘과 동시에, 피의자 자신은
약 8주간의 좌측 슬개골 분쇄 골절 등의 상해를 입은 것임.”
“※ 사실확인원의 발생개요 등 피해사실은 수사의 진행상황에 따라
확인원상의 내용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신고내용의 사실여부는 수사 중에 있으며,
본 확인서는 보증 또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2005년 12월 30일 동래경찰서장”
다시 종합민원실로 찾아갔습니다. ‘경찰이 어떻게 사기치고, 민원인 놔두고 도망갈 수 있느냐?’고 해서....... 동래경찰서 민원실에서 한바탕 하기 전까지 갔습니다. 민원실에서 ‘도망간 것이 아니라, 점심 먹으러 갔을 것’이라고 하덕군요. 시계를 보니 12시 10분전이었습니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미친 척하고 있는 사람들 더 이상 상대하기 피곤해서 [정보공개신청서]만 넣고 동래경찰서를 그냥 나왔습니다. 2005.12.30.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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